'경제 버팀목' 반도체 언제 반등할까…서버업체 수요 회복이 관건

입력 2019-04-05 17:53  

삼성전자 실적 급락

불황 탈출 시점 놓고
전문가들도 의견 엇갈려



[ 고재연 기자 ]
반도체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드는 함수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고, 어느 순간 떨어진 가격이 신규 수요를 일으키기 시작하면 반등한다. 최근 몇 달간 급락한 반도체 가격의 반등 시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올 들어 3개월 동안 37.1% 하락한 만큼 이르면 3분기부터 수요가 되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란 예상과 “내년 초까지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팽팽하다.


2분기 반도체 가격 ‘저점’ 찍나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 52조원(연결기준),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냈다고 5일 공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규모를 △반도체 4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6000억원 △IT(정보기술)·모바일 2조4000억원 △소비자가전 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은 고객사인 서버 업체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크게 하락했다. 작년 1분기의 11조5500억원에 비해 65%나 빠졌다. D램 고정거래가격(PC용 DDR4 8기가비트 기준)이 작년 8월 개당 8.19달러에서 지난달 4.56달러로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 중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반도체 업황 전망을 묻는 질문에 “(기존 ‘상저하고’ 전망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IT 업체들이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투자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일 인텔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캐스케이드레이크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IT 업체들이 신규 CPU 출시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서버용 D램 수요도 늘어나게 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도 반도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이 올해 출하 목표를 끌어올린 데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신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 애플도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쌓이는 재고에 ‘비관론’도 커져

반도체업계의 실적 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 생산 업체와 고객사들이 쌓아놓은 재고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초 PC 및 서버 D램 고객사 재고 분량을 6주일치로 추정했는데, 3월 말 기준 재고 수준은 7주일치로 되레 늘었다. 고객사들이 새 제품을 사 가지 않으면서 반도체 업체의 재고도 증가하고 있다. 1분기 재고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2017년보다 83% 급증한 12조7630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67% 늘어난 4조4227억원 규모였다.

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5%씩 줄이기로 한 것도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감산에 나선 것은 2012년 일본 도시바 이후 7년 만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재고관리 비용 증가가 겹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력 제품인 1세대 10나노급(1x) 서버용 D램에 불량이 발생해 아마존으로부터 리콜 요청을 받았다. 리콜된 제품을 재판매할 때까지 재고량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5일 마이크론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추면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부터 수요가 조금씩 회복될 가능성은 있지만 재고 수준을 낮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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